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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56(2012)년 2월 초하루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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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우스님 작성일12-06-02 09:21 조회4,1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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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고 청명합니다.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자연은 겨우내 새로운 봄을 준비합니다. 나무는 잎사귀를 떨어뜨려 한겨울을 납니다. 이것을 우리는 자연의 이치라고 합니다만, 이는 그들의 삶의 지혜입니다.

자연이라는 것은 한자로 풀이하면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입니다. 그 의미는 스스로 그러한 것입니다. 스스로 그러한 자연은 곧 평화입니다. 이 자연에 인위(人爲)가 가미되면 평화가 깨집니다. 자연과 평화를 깨는 존재는 바로 인간입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봅시다. 우리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살아가는 일이 참 많습니다. 새로 길을 내고 건물을 짓습니다. 댐을 건설하고 바다를 메웁니다. 이 길과 건물, 댐과 간척지가 자연을 거스릅니다. 자연의 평화를 깨는 것입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산에 들에 쓰레기를 버리고 나무를 베고 땅을 파헤칩니다. 이런 행위들은 모두가 이롭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좀 더 편하기 위합니다. 인간이야말로 평화를 깨는 가장 무서운 존재입니다.

인간은 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일까요? 그것은 탐심과 진심과 치심, ‘삼독’에 원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왜 탐진치를 세가지 독이라고 표현했을까요? 탐진치가 모든 일을 어긋나게 하는 첫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마음 속에도 탐진치가 가득하지요?
탐진치를 가진게 부끄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부끄러워해야할 것은 탐진치를 다스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기에 앉아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 자식, 내 가족이 건강하고 시험에 합격하고 돈 많이 벌고...단지 이런 것 때문에 여기 앉아 계신다면, 그동안은 이런 것 때문에 절에 다녔다면 오늘부터는 부처님을 닮아가는 불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른 믿음이고 바른 행[信行]입니다.

흔히 불교를 마음공부라고 합니다. 탐내는 마음과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끊임 없이 내려놓는 공부가 바로 불교이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에도 탐진치가 가득합니다. 선방에서 수행하는 스님들도 탐진치가 가득합니다. 그들이 여러분과 다른 것은 탐진치 삼독을 끊임 없이 내려놓으려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수행자입니다.

수행자에 대해 흔히 스님들을 이르는 또다른 표현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과 같은 재가불자도 마음공부를 끊임없이 이어간다면 곧 수행자입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수행이 출가, 재가를 굳이 구분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수행한다는 것이 참선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모든 이들의 나아갈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많은 스님들에게 많은 법문을 들으셨을텐데, 이런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그런데 들을때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는데 일주문만 나서면 다 잊어버리죠? 당연한 겁니다. 그러니 수행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나는 왜 안되냐고 좌절할 필요 없습니다. 끊임 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참 불자입니다.


오늘이 음력으로 2월 초하루고, 양력으로는 2월 22일입니다. 제가 장경사에 온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장경사라는 도량을 함께 일구어 가는 많은 신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흐뭇했고, 고마울 때가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전보다 더 열심히 장경사에 오셔서 힘을 보태주세요. 약속할 수 있죠? 신도님들도 ‘우리 절에서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싶은게 있으면 쑥스럽게 생각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아시겠지만 부끄러움은 제가 더 많이 탑니다.

열심히 참여도 하시고 관심도 가져주시고 계시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런 부분 중에 한 가지를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굳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신도님들도 더 나은 장경사를 위해 뭔가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시겠죠?

첫째, 신도회를 비롯해서 몇개의 신행모임이 있는데, 올해는 이를 좀 더 체계화해서 서로 친밀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볼 요량입니다.

지금의 신도회와 신행모임은 단편적이고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도회를 중심으로 각각의 신행모임으로 체계화되어야 합니다.

신도회와 신행모임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신도회는 여기 앉아 계시는 신도님을 비롯해서 오늘 나오시지 못했더라도 장경사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신도님들이 참여하는 조직입니다. 여기에는 단 한명의 예외자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은 모두 장경사신도회 회원입니다.

신행모임은 합창단, 관음회, 문수회, 보현회, 지장회, 육법공양회...뭐 이런 이름을 갖고 활동하는 신도회 산하의 소규모 모임입니다. 지금 있는 신행모임도 새롭게 조직을 정비해서 1년 사업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성격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운영되는 것처럼 하면 안됩니다. 이 부분은 제가 별도로 한번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신도님들은 신행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분이 많지 않죠?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신행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신도회의 총회에도 반드시 참석해서 스스로의 권리를 찾도록 하세요. 신도회는 신도들의 모임이라는 점을 절대로 잊으시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모든 신도님들은 신도회 회원이면서 신행모임에도 가입해서 활동하는 겁니다. 그러면 신도님 한분이 두 조직의 회원이 되는거죠? 하나는 신도회, 다른 하나는 신행모임. 아시겠습니까?

신도조직을 개편하는 취지는 신도님들의 참여가 여전히 부족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법회 때 한번 절에 와서 불공 올리고 가는 것으로 끝나면 그것은 공덕이 크지 않습니다. 공덕을 쌓는 것은 불공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교, 그리고 사찰이 발전할 수 있도록 참여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사찰 불사에 참여해야 그 공덕이 수미산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돈 보다 더 값진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사찰 불사에 동참하는 것도 돈 보다 더 값진 일이라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앞으로 잘 하실 수 있겠죠?

그러면 제가 지금 신도회장님과 신행모임 회장님들하고 신도조직을 어떻게 꾸리고, 어떤 활동을 할 지 상의를 해서 다음 법회 때에 다시한번 공지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세요.


날이 서서히 풀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마음에도 봄의 새기운이 돋아나고 있습니까? 이런 때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지혜 가득한 봄의 새싹이 움트도록 노력합시다. 이 모두가 여러분의 마음, 그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법회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오늘은 <보왕삼매론>을 다함께 독송하고 법문을 마칠까 합니

#보왕삼매론 같이 독송하거나 선창 후 따라 하도록 합니다.

*보왕삼매론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담고 있는 글로써, 원말명초(元末明初)의 이름난 선승인 묘협 선사께서 저술한 <보왕삼매염불직지>에 담겨 있는 글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왕삼매론은 <보왕삼매염불직지>의 17편 십대애행에 실려 있는데, 이를 발췌한 것입니다.

一. 念身不求無病 身無病則貪欲易生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二. 處世不求無難 世無難則驕奢必起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三. 究心不求無障 心無障則所學 等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四. 立行不求無魔 行無魔則誓願不堅

수행하는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五. 謀事不求易成 事易成則志存輕慢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여러 겁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六. 交情不求益吾 交益吾則虧損道義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七. 於人不求順適 人順適則心必自矜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八. 施德不求望報 德望報則意有所圖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덕을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하셨느니라.

 
九. 見利不求沾分 利沾分則癡心亦動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十. 被抑不求申明 抑申明則怨恨滋生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如是居碍反通 求通反碍. 是以如來 於障碍中得菩提道.
至若鴦屈摩羅之輩 提婆達多之徒 皆來作逆 而我佛悉與記 化令成佛. 豈非彼逆乃吾之順也 彼壞乃我之成也.
而今時世俗 學道之人 若不先居於碍. 則障碍至時. 不能排遣使法王大寶 由玆而失. 可不惜哉 可不惜哉.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서 깨달음을 얻으셨느니라.

저「앙굴마라」와 「제바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스런 짓을 했지만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를 주셔서 성불하게 하셨으니, 어찌 저의 거슬리는 것이 나를 순종함이 아니며 제가 방해한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리요.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보지 못하면 장애에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해서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불기2556년 2월
                                                                                             
                                                                                                              장경사 주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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