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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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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우스님 작성일11-12-28 10:35 조회3,8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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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골짜기가 울림이 크다 하였습니다. 깊고 찬 겨울이 올 것처럼 바람 끝이 차가운 날입니다. 언제인지 모를 전에도 우리는 이와 같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 어디로 갔습니까? 또한 그때 그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앉아 있습니까? 지금의 우리는 그때의 우리가 아닙니다. 늘 새로운 우리들입니다.

저 계곡물은 항상 그곳에 있기에 어느 때나 같은 물이지만 순간마다 새로운 물입니다. 더불어 조금 있으면 얼어서 모양도 변모할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날마다 그날이 그날이고, 같은 시간의 흐름 같지만 늘 새로운 나날입니다. 그것을 자각하여 하루하루 새롭게 시작하여야 합니다.

오늘은 큰 절과 작은 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큰 절, 작은 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이 말을 하고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그렇게 나눠서 생각하십시다.
스님들이 많고, 신도들이 많고, 돈이 많고 또 전각이 많이 즐비한 절이 과연 큰 절일까? 흔히 큰 절이라 하면 그러한 것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또 스님들 수가 적고, 신도들의 발길이 적고, 가난하고, 건물이 작고 보잘것없다하여 그곳이 과연 작은 절일까?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스님들이 많고 적고, 드나드는 신도수의 많고 적음으로 크고 작은 절을 따지는 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아무리 스님들이 많고 신도가 넘쳐나도 진리 추구가 없고 수행의  향기가 없고 발심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곳은 결코 큰 절이 아닙니다.
물론 큰 절은 좋은 것입니다. 또한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라 보잘것없이 놓여있는 절을 작은 절이라고 합니다.

도량 안에서 기도소리가 울리고 진리 추구가 이루어지고, 봉사가  이루어지고 또 신도들이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통해서 큰 절이 될 수도 있고 보잘것없는 작은 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전 법회때 말씀드린 조주스님이 살던 조주 지방의 관음사는 무척 가난하고 건물도 두 채밖에 없었고 대중도 몇 명밖에 없었지만 그런데도 선종의 역사에서는 조주스님께서 기거했던 절을 총림, 혹은 매우    큰 절이라고 지금까지도 찬사를 보냅니다. 부유하지 않고 대중이 많지도 않으며, 신도들도 넘쳐나지 않은 절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큰  절이라고 하는 것은 그곳에서 사는 한 사람 한사람 신도 한 분 한 분이 눈 밝은 수행자였고, 저마다 각자의 몫을 했기에 큰절로 평가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곳 장경사는 큰 절입니까 작은 절입니까? 혹은 좋은 절입니까? 보잘 것 없는 절입니까? 한번 헤아려 보십시오.

주지인 저를 포함하여 장경사와인연을 맺은 스님들 그리고 여기  이 자리에 함께하는 신도님들이 하루하루 순간순간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정진하며 어떻게 기도를 하고 도량에서 어떻게 생활을 하는가에 따라서 좋은 절이 될 수도 있고 보잘 것 없는 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동안거 결제기간이고 더불어 천일기도 기간입니다. 부득이하게 제가 조계종단 중앙에 중앙종회라는 입법기관이 있는데 그곳에 사무처장  소임을 맡게 되어 맘처럼 많은 날을 이곳에서 함께 자리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저번에 말씀드린바와 같이 천일동안 함께 기도 정진하는 맘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우리 신도님들에게 장경사가 좋은 절이라는 감흥이 대단치 않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고 수행향기가 가득하게  넘치는 하루하루가 모여 굉장히 황홀하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가슴 뛰는 도량의 한 부분으로 자리할 날이 분명 올 것입니다.

지금의 조촐하고 부족해 보이는 도량도 조금씩 정비하고 불사도  하여 가꾸어 가고 있고, 기도소리도 수행향기도 내 옆의 도반과 이웃에게 전해져 행복을 전하는 최고의 큰절, 좋은 절이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갈 것입니다. 신도님들의 신뢰와 공덕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한다.
전단도 다가라도 쟈스민도 그렇다.
그러나 덕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사방에 풍긴다.

성불하십시오.

불기2555년 11월 25일
장경사주지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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