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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56(2012)년 1월 초하루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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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우스님 작성일12-06-02 09:19 조회3,2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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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용띠 해 새아침입니다.

10천간(天干)중 검은색을 뜻하는 임(壬)과 12지지(地支)중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결합해 60년 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입니다. 용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신기한 상상의 동물로 임금을 상징한다 합니다. 예로부터 임금은 훌륭함의 상징이며 소통과 나눔으로 만백성을 대신합니다.

진정으로 먼저 다가서고 손을 내미는 일이 본분사인 임금 즉 용의 해, 이 좋은 새해 첫날 절에 오시는 발걸음과 마음가짐이 어떠하셨는지요? 전 왠지 모르게 설레었고 더욱이 흥겨운 마음으로 불자님들과 함께하는 이 기도 시간을 준비하였습니다.

법문은 법에 이르고 법으로 통하는 문이며 부처님의 진리의 세계로 가는 문입니다. 그러한 문에 도달하기 위한 모임이 지금 이 자리, 법회입니다.

부처님 말씀 중에

“진실을 거짓이라 생각하고
 거짓을 진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이 잘못된 생각 때문에 끝내 진리에 이를 수 없고,

 진실을 진실로 알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 아닌 줄 아는 사람은
 그 바른 생각 때문에 마침내 진리에 이를 수 있다.”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늘 본 마음을 바로 보아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내 마음뿐만 아니라 어떤 사물이든지 사람들과의 대화도 바르게 보라는 말입니다.

부처님 당시의 초기 가르침에 사성제라는 네 가지의 진리가 있습니다.
고집멸도라 하여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그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말합니다. 우리들의 삶에는 누구나 예외 없이 다 괴로움이 있습니다.

싯다르타를 출가하게 하여 부처님의 삶을 살게 한 생로병사가 있고, 갖고 싶은데 가질 수 없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지내야하고,  미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등 그 밖에도 무수한 수많은 고통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바세계의 실상입니다.

고통은 왜 괴로운 걸까요? 부처님 말씀에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다했습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물론 어렵지만 바로 집착 때문입니다. 육신에 집착하고 자식에 집착하고 물질에 집착하고 새로운 물건에 집착하고 이러한 집착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괴로움이 옵니다. 집착이 없으면 괴로움이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괴로움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괴로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생겨나기도 소멸되기도 합니다.
그럼 소멸에 이르는 길은 무엇일까요? 부처님께서는 이 길에 이르는 방법으로 여덟 가지 바른길인 팔정도를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가  정견 즉 바른 견해 입니다. 바른 견해라는 것은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어떤 고정관념과 편견 없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첫 번째인  정견이 바로 선다면 그 다음은 저절로 이루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렇듯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것이 바른 견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바른 견해는 완전한 혹은 완성된 견해라고도 하는데  이는 개인의 옳고 그름, 아름답고 추함, 깨끗하고 더러움, 있음과 없음의 치우친 생각을 벗어난 한가운데의 견해, 즉 중도적 견해를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물을 편견이나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여기 계신 우리 신도님들!
진정한 견해는 밖에 있지 않습니다. 밖에서 찾지 말고 우리 안에서 찾아나갈 수 있도록 큰 결심을 하였으면 합니다. 이 때 올바른 판단 없는 무조건적인 사고나 시각 역시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의미 있는 것을 의미 있게 바라보고, 의미 없는 것을 의미 없게 바라봄으로써 진정한 이해의 눈을 갖는다" 말합니다.

이러한 진정성을 담은 본래 마음의 근원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개인적인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 이러한 수행이 곧 깨달음의 시작입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별심과 생각들이 덧없고 무상함을 바로 보면 그것이 괴로움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꿰뚫어보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바세계의 모든 존재가 나와 같은 동일한 불성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면 세상의 갈등과 문제들은 사라져 갈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수행이란 꼭 어디 가서 참선하고, 경전보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생활 즉 하루하루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바른 견해를 가지고 행동하는 바로 그것이 참수행입니다. 남이 좋은 집에 살고 있으면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남이 고급차타면 부러워만 한다면 지붕에 비가 새듯이 허술한 수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마다 각자 각자의 삶의 몫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존중하고 자신의 삶의 울타리를 행복으로 탄탄하게 만들어 가면 어떤 비바람에도 끄덕이지 않는 순간이 어느새 올 것입니다. 늘 내 마음을 비추어 자신의 주어진 상황을 떳떳해하고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늘 반성을 합니다. 내가 아는 것만큼, 배운 것만큼, 부지런히 실천하고 있는지 저를 겸허하게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내 주위의 물건들에게 혹은 생명체에게 소홀하진 않았는지 내 본분사에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게으르게 행하지는 않았는지 온 세상을 어떻게 다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내 개인의 능력이 되는 한 장경사 도량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쏟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불자님과 함께 정진해나가도록 합시다. 소원하시는 모든 일들 모두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성불하십시오.

불기2556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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