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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우스님 작성일12-08-09 08:45 조회4,6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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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하루법회 법문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굵은 장맛비가 온 산하를 푸르게 합니다.
이젠 볕이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오랜 가뭄 끝에 찾아온 장맛비가 한편으로는 고맙고
폭우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잘들 지내셨습니까?
오랜만에 뵙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장경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제가 부족하여
여러분들의 발걸음을 뜸하게 만들었나 싶어서
자책 아닌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행여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신도님들이 장경사의 참 주인이라는 것을
늘 마음에 새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백중기도를 입재하였습니다.

백중은 음력으로 7월 보름날입니다.
이때는 여름농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옛날 어르신들은 백중 때면
힘들게 거둔 수확물들을 머리에 이고
절을 찾아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마을에서는 큰 상을 차리고
결실의 기쁨을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함께 나누었습니다.

불교에서 백중은 5대 재일에 포함될 만큼 매우 중요한 날인데,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그러면 여기서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불교에서 5대 재일, 혹은 5대 명절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

정답은 부처님오신날, 출가재일, 성도재일, 열반재일, 백중입니다.

다른 날은 모두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련된 날인데
유일하게 백중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날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신 날,
출가재일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위대한 결심을 감행한 날,
성도재일은 6년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신 날,
열반재일은 45년간의 전법행을 마치고 열반에 드신 날입니다.

그러면 석가모니 부처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백중을 
왜 5대 재일에 포함했을까요?
이것이 두 번째 질문입니다.

정답은 아까 말씀 드린대로 여름 농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첫 수확물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기 때문입니다.
또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다음 질문들하고 관련이 있어서 통과하겠습니다.

세 번째 질문 드립니다.
백중을 부른 또다른 이름이 있습니다. 그것을 아시는 분?

정답은 우란분절, 또는 우란분재일입니다.

네 번째 질문입니다. 이건 좀 어렵습니다.
우란분의 뜻을 아시는 분?

답은
사람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과 같은 심한 고통을 바로 잡는다는 뜻입니다. 선망조상 천도의 의미가 이 우란분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습니다.

<불설우란분경>에 전해지는 우란분절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부처님 제자인 목련 존자가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제하여
극락왕생으로 이끈다는 내용은 다 아시죠?
여러번 들어보셨을테니까 오늘은 생략하겠습니다.

<불설우란분경>에 따라서
백중, 또는 우란분절에는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 조상님들을 위해
살아 있는 우리가 공덕을 짓고 제사를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 몸을 주신 부모님 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가면서 인연 맺는 뭇중생들의 고혼과 영가들까지도
지옥, 아귀, 수라, 축생에서 구제하고 천도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백중날인 7월 보름날 행해지는 의례가 있습니다. 아시는 분?

좀 어렵죠? 많이 어렵습니까?
그러면 도움말을 좀 드리겠습니다.

선을 종지로 하는 조계종단은
이날 전국의 사찰에서 90일 동안 걸어잠궜던 산문을 열고
만행에 나서는 전통이 아직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

정답은 하안거 해제입니다.

3개월전 법회에서 하안거 결제에 대해서 말씀 드렸었죠?
결제를 해제하고 3개월간 용맹정진했던 스님들이
백중날 만행을 떠납니다.

만행이라는 것은 전국을 돌면서 중생의 삶을 직접 체험하고
3개월간 정진했던 수행을 점검하는 또다른 수행입니다.
이때 제방의 대덕스님들을 찾아 공부한 것을 점검 받습니다.

법거량이란 얘기 들어보셨죠?
법거량은 수행을 통해 얻은 혜안과 심지를 열어 보이고
대덕스님들에게 평가 받는 일종의 시험입니다.


백중을 가볍게 조상천도를 하는 날로 그동안 알고 계셨다면,
이제는 왜 조상천도를 하는지,
또 조상 뿐만 아니라 뭇중생에 대한
천도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까지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인연을 맺습니다.
가족, 이웃, 주변의 많은 사람들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산을 오르다 뿌리를 밟은 나무, 길가에서 마주친 고양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먹었던 가족 저녁밥상의 생선, 고기...
이런 중중무진 화엄의 인연에 대한 성찰과 반성까지도
백중 천도에 담겨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백중기도는
기존의 선망부모에 대한 천도 발원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알게 모르게 희생했던
수많은 생명까지도 천도하는 발원을 담아주시길 당부합니다.
굳이 당부하지 않아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오늘의 이 시간이
나와 내 가족에 국한됐던 사고의 폭을
소외된 이웃, 사육되는 가축, 방치되고 있는 버려진 동물로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장경사에 와서 바뀐 모습을 보셨지요?
종무소가 공양간 옆으로 이전되었습니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설법전 건축불사가 사실상 시작된 것입니다.

설법전 불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도님들에게 다소 불편함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사에 모두가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그 불편함을 기꺼이 감내해주시고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내일모레 초삼일 기도 때 불사의 시작을 부처님께 고하는
의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날 장경사의 모든 신도님들이 자리를 함께 해 주시는 것이
불사 회향에 대한 마음을 모아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주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꼭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별한 일이라도 조정해서 참석하시면 더 좋구요.



다들 허리를 곧게 펴고 눈을 지그시 감으세요.

聞毁勿戚戚 문훼물척척 하고
聞譽勿欣欣 문예물흔흔 하라
自顧行何如 자고행하여 하니
毁譽安足論 훼예안족론 이엇고

비방을 들어도 슬퍼하지 말고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지 마라
스스로 자신의 행실을 돌아볼 일이니
어찌 남의 비방과 칭찬에 의지하겠는가

千里始足下 천리시족하 하고 
高山起微塵 고산기미진 이라
吾道亦如此 오도역여차 하니
行之貴日新 행지귀일신 하라

천릿길도 첫걸음에서 시작하며
높은 산도 작은 티끌에서 솟아난다
나의 믿음 또한 이와 같아서
행하고 행하여 날로 새로워짐을 귀히 여겨야 한다


이 글은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남긴
‘속좌우명(續座右銘)’의 일부입니다.
백거이는 당대 이름을 날렸던 선사들과도 교유하며
불교일화에도 종종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우리 대중방의 주련에 있는 칠불통게도
도림선사와 백거이의 문답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글 전문을 장경사 홈페이지에 올려놓겠습니다.
꼭 들어와서 읽어보시고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자, 모두 합장하시고 따라 하시기 바랍니다.

시방삼세 모든 불보살님이시여!
어리석은 저희들이 엎드려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발원하옵나니
탐진치 삼독으로 지은 죄업 소멸하게 하시옵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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